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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문화유산 진흥을 위한 노력이 필요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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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단풍의 계절이다. 청명한 가을하늘 아래 속리산, 월악산 등 이름난 명산마다 단풍을 즐기러 나온 행락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사실 단풍놀이야 매년 이맘때면 의례 돌아오는 것이지만 올해 행락객들의 발걸음을 유독 가볍게 하는 이유가 하나 더 있다. 바로 지난 5월 폐지된 사찰 문화재 관람료이다. 전 국민의 사랑을 받았던 드라마의 소재로도 다뤄질 정도로 사찰 문화재 관람료는 산을 찾는 이들에게 늘 불편한 부분이었다. 강요된 문화재 관람으로 모처럼 나선 나들이 기분을 상했다는 의견도 많았고, 또 한편으로는 그저 말없이 수백년 간 자리를 지켰던 문화재가 졸지에 입장료를 강탈해가는 미움의 대상으로 변질되기도 했었다. 하지만 이번에 사찰 관람료가 폐지되면서 보다 많은 국민들이 마음 편하게 산을 즐길 수 있게 ...
등록일
2023-10-29 15:05:57
괴산 산막이옛길과 사은리 분청사기가마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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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산군 칠성면에는 사은리(沙隱里)라는 농촌마을이 있다. 사은리는 성재봉(해발 538m), 옥녀봉(595.9m), 군자산(946.9m)의 높고 낮은 봉우리에 둘러싸여 있는 골짜기에 위치한 마을로서, 마을의 서쪽에는 1952년 남한강 지류인 달천을 가로질러 만든 괴산댐이 축조되면서 형성된 괴산호가 크게 휘감아 돌아간다.사은리 마을에는 괴산군 칠성면 외사리 사오랑 마을에서 산골마을인 산막이 마을까지 연결된 총길이 4.4㎞의 산막이옛길이 조성되어 있다. 산막이옛길은 환경훼손을 최소화해 살아있는 자연미를 그대로 보여주고 산책로가 조성되어 있어 길을 따라 펼쳐지는 산과 물, 숲이 어우러지는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다.사은리에는 갈론, 굴바우, 내사리, 산매기 등의 자연 마을이 자리하고 있으며, 특히 산매기 마을은 옛날에...
등록일
2023-10-22 15:05:15
3천 년 만에 대청호에 용의 알이 깨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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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용(龍)은 전 세계에 유사하게 나타나는 상상의 동물로 다양한 상징적 의미를 지닌다. 서양의 경우 간혹 악(惡)의 상징으로 나타나기도 하지만 한중일로 대표되는 동아시아에서는 대부분 긍정적인 의미로 이해된다. 힘과 권위를 대표하여 권위있는 군주나 지도자를 나타내기도 하고, 높은 지혜를 가진 선지자를 의미하기도 한다. 특히 민간에서는 주로 비와 물을 다루는 수신(水神)으로 상징되며, 다양한 전설과 민담으로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충북에도 용과 관련한 다양한 전설이 내려오고 있지만 대표적인 것 중 하나가 청주시 문의면 구룡리에서 전해지는 전설이다. 과거 구룡리에는 큰 호수가 있었는데, 호수 안에 10마리의 이무기가 승천을 기다리면서 살고 있었다. 그 중 한 마리의 이무기가 고기를 잡아먹고 호수의 질서를 무너뜨리자 ...
등록일
2023-10-15 15:02:08
공간, 공감, 그리고 관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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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29일 옥천군에서 `관산성 전투와 옥천 서산성 조사연구 및 향후 과제'라는 주제로 학술대회가 개최됐다. 충북대학교 성정용 교수의 기조강연을 시작으로 관산성으로 비정되어 온 옥천 서산성에 대한 정밀지표조사 성과를 알리고 관산성 전투 후반부에 대한 해석, 옥천지역 산성의 특징, 활용방안을 모색하는 행사였다.관산성 전투는 옥천, 옛 관산성이라는 공간에서 벌어진 6세기 무렵 신라와 백제의 충돌로 학계에서도 꾸준히 주목받아온 사건이다. 이 전투의 여파로 백제의 중흥을 꿈꾸던 성왕은 죽음을 맞았고, 소백산맥을 넘어 영토를 확장하던 진흥왕은 한반도의 남동쪽 구석에 있던 신라를 어엿한 강대국으로 성장시킬 수 있었다. 물론 삼국통일은 이보다 백 년 정도 후의 일이지만 삼국의 질서가 재정립된 사건이라는 것만으로도 ...
등록일
2023-09-24 15:01:20
온달, 그는 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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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기 어려운 한국의 고대 역사에서 온달은 아주 흥미로운 소재일 것이다.평강공주와의 사랑 스토리를 비롯해 본래 가난했던 형편을 딛고 일어서 단숨에 장군으로 성장하는 과정, 국가를 위해 헌신하다가 전쟁터에서 사망하는 모습 등은 지금의 우리에게 교훈을 주기 충분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의 일생은 동화책, 위인전과 같은 책자는 물론, 연극ㆍ뮤지컬 등 다양한 방식으로 소비되고 있다.특히 충북 단양군에는 온달이 전사한 곳으로 추정되는 온달산성이 있으며, 매년 온달과 관련된 축제를 운영하고 있다.이처럼 역동적이면서도 파란만장한 일생을 살다가 간 그의 정체는 무엇이었을까. 보통 우리가 알고 있는 온달에 대한 정보는 대부분 『삼국사기』에 실린 그의 열전에 근거한다.여기를 잠시 살펴보면, 그는 용...
등록일
2023-09-17 15:00:30
청주지역 백제시대 마을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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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청주지역에서 봉명동 유적과 송절동 유적은 현재 `청주 백제유물전시관'과 `청주 테크노폴리스 산업단지'에 위치해 있다. 이 유적들은 원삼국시대에서 삼국시대로 이행되는 시기의 분묘유적과 생활유적의 일면을 보여준 사례에 해당한다.먼저, 분묘유적을 살펴보면 청주 송절동 유적에서 확인된 분묘유적은 대부분 동일하게 주변 조망이 용이한 낮은 구릉의 정상에 있거나 사면부에 일정한 간격을 두고 조성되었다.특히 청주 송절동 유적 토광묘에서는 와질토기가 출토되었다. 와질토기는 철기시대 토기의 한 종류로 회색 위주에 회흑색, 흑색 등의 색조를 띠며 단단하기가 기와와 비슷하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와질토기는 그동안 청주지역을 포함한 중서부지역에서는 진천 송두리 유적, 오창 학소리 유적을 제외하고는 조사된 사례가 없었다.그런데 청...
등록일
2023-09-10 14:59:39
관심, 무형유산 전승의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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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8월22일(음력 7월 7일) 한여름의 습한 기운이 남은 새벽녘. 보은군 회인면 오동리 사람들이 수령이 600년 넘은 둥구나무 아래 모였다. 어르신들은 떡과 과일, 과자류 등을 정성스럽게 차린 후 술잔을 올리며 절을 하였다. 그리고 둥구나무 그늘에서 간단히 음복을 마친 후 마을회관으로 발길을 돌렸다.이내 확성기에서는 이장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마을회관에서 아침식사를 준비하고 있으니 서둘러 모이라는 안내 방송이었다. 삼삼오오 모여든 사람들은 오붓이 둘러앉아 아침을 함께 했다. 오가는 이야기 속에는 동제를 준비하면서 느꼈던 고민과 어려움, 걱정 등이 녹아있었다. 마을의 전통을 어떻게라도 이어가려는 오동리 사람들 덕분인지 둥구나무의 위세는 인근 지역에서 제일이다.그 마음은 마을 양쪽 어귀에 놓인 두 기의 돌탑에...
등록일
2023-09-03 14:58:39
문헌에서 찾아지는 온달산성과 바보 온달장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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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양 영춘면 하리 성산 정상부에 위치한 온달산성(사적 264호. 1979.7.26)은 고구려에 의해 쌓았다고 인식되어 왔다. 그 이유는 `삼국사기(三國史記)'지리지에 따르면 고구려는 단양군 영춘지역에 내생군(奈生郡)의 속현으로 을아단현(乙阿旦縣)을 설치와 한주(漢州)삭주(朔州)명주(溟州)에 속한 각 郡縣이 `고구려고지(高句麗故地)'였던 것으로 기록되어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을아단현과 관련하여 조선시대 기록인 `신증동국여지승람'에서도 단양군 영춘지역은 본래 고구려의 을아단현로 기록되어 있다.단지, 온달에 관한 기록은 `삼국사기'열전에 기록 되어 있는데, 온달전에는 아단성(阿旦城)이 온달의 전사처로 나온다. 아단성 아래에서 신라군과 전투를 벌이다 흐르는 화살에 맞아 죽었다는 것이다. 또한 온달의 출정 목적지인...
등록일
2023-08-27 14:57:46
조선의 인플루언서 송시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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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이끌어가는 주인공은 사람이다. 위대한 사상, 역사를 바꾼 발명품도 사람을 통해 탄생하였고, 역사적 사건의 중심에도 사람들이 있었다.물론 역사를 바라보는 관점에 차이는 있겠지만 역사의 흐름에 특정 인물들이 미친 영향이 크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그렇다면 우리나라 역사에서 큰 영향력을 끼친 사람은 누가 있을까? 너무 많은 사람들이 떠오른다면 비교적 사료의 양이 풍부한 조선시대로 한정해보자. 세종대왕을 비롯한 역대 왕들도 있을 것이고, 구국의 영웅 이순신도 떠오를 것이다. 그리고 필자는 여기에 더해 우암 송시열을 선정하고 싶다.송시열은 충북 옥천군 이원면 출신으로 아버지는 강릉참봉을 지낸 송갑조, 어머니 선산곽씨는 임진왜란 때 조헌과 함께 금산에서 전사한 곽자방의 딸이다.송시열은 조선 후기의 대학...
등록일
2023-08-20 14:56:53
책에 바람 쐬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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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철이 지나고 바야흐로 무더위가 기승을 떨치기 시작했다.볕은 찌르는 듯 따가운 가운데, 지난 빗줄기의 습기가 가시지 않는 듯 공기는 습하고 끈적하다.최근 진행하고 있는 유물 임시보관처의 정기점검 현장에서 오랫동안 보관되어오던 고서류의 유물을 해포 해보니 눅눅한 것이 군데군데 곰팡이의 흔적도 보이는 듯 하다.양지(洋紙)에 비해 옛 종이는 습기와 벌레에 너무나도 취약하다.옛날 중요한 기록을 담은 서적들은 이러한 습해와 충해를 방지하고 오랫동안 온전히 보존하기 위해 책을 햇볕과 바람에 말리는 포쇄(曝를 정기적으로 시행했었다.이는 단순하고 고전적인 방법이지만 옛 종이로 만들어진 고서적류의 손상 예방에 있어서는 지금도 꽤나 실효적인 방법이다.포쇄는 쇄서포의書曝衣)라고 하여 장마철이 지난 후 칠석 무렵 책이나 옷 따...
등록일
2023-08-06 14:5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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